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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괴롭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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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장인사말
공감과 협력으로 함께 하는 한국괴롭힘학회
우리나라는 남북이 대치한 채로 정치·경제·사회의 격변과 동시에 급격한 산업화를 일구어오면서 압축적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달성해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과정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자본과 노동,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성별, 세대간 갈등과 고통을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높은 산재발생률, 최저 출산률, 낮은 행복지수 등은 우리의 ‘괴로운’ 현실을 표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정치·경제·사회의 변화는 우리가 직면할 미래의 불안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환경 변화가 가져올 고통, 그 고통으로 ‘괴로운’ 사람이 다시 상대를 ’괴롭히는’ 파괴적인 구조로 악순환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서로가 그 고통의 실체를 이해하며 극복하고 협력해 ‘공생’(共生)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19년 6월 창립 100주년 기념총회에서 “일의 세계에서의 폭력(Violence)과 괴롭힘(Harassment) 근절에 관한 협약 제190호 및 권고 제206호”를 각각 채택하였고 2021년 6월25일부터 발효되었습니다. 이 협약은 회원국에게 예방·보호 조치, 집행·구제를 통해 폭력과 괴롭힘 예방·근절을 위한 포용적이고 통합적이며 성인지적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는 지도·교육·인식 제고도 포함됩니다. 사용자에게는 괴롭힘과 관련해 직장내 정책을 채택·시행, 정보 제공과 훈련 등 위험요소를 미리 진단하고 예방하는 대응과 조치 체계에 관련된 방지 프로그램의 수립, 내외부 소통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 등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괴롭힘에는 젠더를 이유로 인간에게 향하는, 혹은 특정 성별 혹은 젠더에 편중되게 영향을 주는 폭력과 괴롭힘도 포함됩니다.
우리나라는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을 금지하고 사용자에게 피해자 보호 등의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괴롭힘에 대한 법적 정의, 판단기준, 조사업무, 예방교육·대책, 적용범위 및 보호대상, 실효성의 한계, 근로자의 인격존중, 정신건강 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방안, 인식 및 조직문화 개선, 교육기관, 전문가 양성, 정부의 지원정책, 선진국의 입법례 및 동향 등의 다양한 실무와 이론 문제의 개선책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괴롭힘학회’는 위와 같은 현실을 오랜 동안 직시하면서 실시구시 차원에서 학문간 경계를 넘어 괴롭힘의 근원을 탐색하고, 괴롭힘 현상을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사회의 여러 부문과 영역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을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행복한 조직을 구축할 방안 등을 고민하기 위해 오랜 숙의 끝에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괴롭힘학회는 괴롭힘 문제를 단순한 ‘보호’와 ‘처벌’을 넘어 노동인권(노동인격)을 향유하는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경영 목적을 달성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괴롭힘을 다양한 학제 사이의 통섭적인 관점을 가진 전문적인 학술 영역으로 진전시켜 ‘평화롭고 행복한 공동체’의 달성에 기여하겠습니다.
한국괴롭힘학회는 새로운 학문적 실천의 주체로서 ‘행복한 사회’의 기틀을 만들고자 열정과 희망을 담아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법조 전문가, 현장실천가, 행정가 등 우리 사회의 괴롭힘 문제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바랍니다.
제1대 공동회장이승길 , 박선영